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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견의 기원과 역사: 삼국시대 벽화에서 찾은 흔적

by 이크에크크 2025. 6. 27.

택견의 기원과 역사

 

한국의 전통 무예인 택견은 단순한 싸움 기술이 아닌, 민족의 역사와 철학이 스며든 문화유산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유연한 동작과 발차기가 중심이지만, 그 이면에는 오랜 세월을 거쳐 전해 내려온 공동체 문화와 민속 신앙, 그리고 철학적 무도 정신이 깃들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택견이 최근에 만들어진 현대 무술이라고 오해하지만, 실제로는 삼국시대 고분 벽화에 그 흔적이 남아 있을 정도로 유구한 역사를 가진 전통 무예입니다. 이 글에서는 택견의 기원, 역사적 근거, 삼국시대 유물에서 발견된 증거를 중심으로, 잊혀진 한국 무예의 깊은 뿌리를 되짚어보려 합니다.

✔️ 택견이란 무엇인가?

택견은 발차기, 손기술, 몸놀림을 조화롭게 사용하는 한국 전통의 무예이자 민속 스포츠입니다. 전통적으로는 마을 대항전, 명절 놀이, 장정 간의 체력 시험 등의 형태로 계승되어 왔습니다. 기술적으로는 상대를 쓰러뜨리거나 균형을 무너뜨리는 것이 중심이며, 화려하고 부드러운 동작이 특징입니다.

현대의 택견은 체육관에서 수련하거나 공연형으로 재구성되어 있지만, 원형은 마을 공동체 안에서 자연스럽게 익히던 생활 속의 무예였습니다.

✔️ 택견의 기원은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택견의 기원에 대해 구체적인 기록은 많지 않지만, 삼국시대 고구려 고분 벽화에서 유사한 자세와 동작이 발견되면서 그 역사적 연원이 밝혀지기 시작했습니다.

✅ 무용총 수렵도

이 벽화에서는 활을 쏘거나 말 위에서 활공하는 장면 외에도 두 사람이 마주 서서 다리를 벌리고, 자세를 취한 모습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동작이 단순한 씨름이 아닌, 공격과 수비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전통 격투기 형태라고 해석합니다.

✅ 각저총 씨름도

가장 잘 알려진 벽화 중 하나인 각저총 씨름도에는 상반신이 탈의된 남성들이 엉거주춤하게 몸을 낮추고, 서로의 다리나 허리를 노리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자세를 보면 현대 씨름보다는 택견의 기본자세와 더 유사하다는 분석도 존재합니다.

이러한 그림들은 단순한 오락 장면이 아니라, 실제 고대의 무술 형태를 기록한 시각 자료로서의 가치가 있습니다.

✔️ 고려와 조선시대를 거치며 이어진 택견의 변화

삼국시대 이후 택견은 고려와 조선 시대를 거치며 민간 무예로서의 형태를 유지했습니다. 특히 조선 후기에는 군사 훈련이나 무과 시험에는 채택되지 않았지만, 백성들 사이에서 여전히 활발하게 행해졌던 민속 격투기로 남아 있었습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에서는 택견을 ‘다리로 차서 넘기는 기술’로 언급하고 있으며, 민간에서 전해지는 ‘막걸리 한 사발 걸고 겨루던 택견판’ 이야기는 당시 택견의 생생한 민속적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 일제강점기와 전통 무예의 단절

택견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심각한 위기를 맞이합니다. 일본은 한국의 전통 문화를 말살하기 위해 무형문화도 탄압했으며, 택견도 ‘야만적인 싸움’으로 분류되어 금지되거나 무시당했습니다. 이 시기 많은 무예가 사라졌지만, 일부 장인들에 의해 비공식적으로 전승되며 명맥을 유지했습니다.

✔️ 현대의 택견: 복원과 문화재 지정

광복 이후 택견은 다시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1983년에는 대한민국의 중요무형문화재 제76호로 지정되면서 국가적인 복원 사업이 본격화됩니다. 이후 여러 무예 연구자들과 장인들이 나서 택견의 원형 복원과 대중화에 힘쓰면서, 오늘날 체육관, 학교, 무형문화제 공연 등 다양한 공간에서 택견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되면서, 택견은 단순한 무술이 아닌 세계적인 전통문화 콘텐츠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 마무리: 벽화 속에서 부활한 전통 무예의 가치

택견은 단순한 무술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역사, 공동체 문화, 그리고 몸의 철학이 결합된 무형 자산입니다.
삼국시대 고분 벽화 속 인물들이 보여주는 동작은 단순한 몸짓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통과 정체성을 되새기게 해주는 귀중한 기록입니다.
지금 우리가 택견을 배우고 연구하는 이유는 단순한 건강이나 스포츠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잊혀진 전통을 되살리는 문화적 책임이기도 합니다.